유년기에 가졌던 취미나 추억이 깃든 물건에 애착을 가지고 구매하는 부류의 성인인 키덜트(kidult)가 많다. 이들은 40세 안팎의 나이에 들어섰지만, 유년 시절 딱지치기와 갤러그와 같은 전자오락 게임에 빠져 살던 동심을 간직한 사람들이다. 키덜트족이 많아지면서, 이제 이들을 상대로 추억을 판매하는 시장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일본 최대의 완구 회사인 반다이는 장난감이 더는 아이들의 것이 아니라는 데 일찌감치 눈을 떴다. 반다이의 대표 상품인 ‘건담 프라모델(조립 로봇)’은 이미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성인 남성을 주 고객층으로 확보하고 있다. 얼마 전, 탄생 61주년을 맞은 바비 인형도 아동 시장에서 차츰 키덜트 시장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아이들의 취향이 모델이나 공주 같은 바비에서 멀어졌기 때문인데, 실제로 초등학생만 되면 원하는 선물 리스트가 각종 게임용 전자기기, 휴대전화 등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바비 인형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마니아 키덜트들은 61년 전 제품부터 흑인 바비, 히잡 쓴 바비 인형까지 관련 상품을 경쟁적으로 수집하고 있어, 큰손 고객으로 꼽히고 있다.
아이(kid)와 성인(adult)을 합성한 단어 키덜트(kidult)는 1985년 뉴욕 타임즈 기사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신조어다. 신문에 소개된 정의를 살펴보면, 아동이나 청소년에게 어울리는 문화나 상품 등을 즐기고 구매하는 중년이라고 되어 있다. 키덜트 문화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단연 일본이다. 중년은 아니지만 20~30대 성인이 만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복장을 하는 코스프레 문화도 일종의 키덜트 문화라고 한다. 영국에서는 주말이면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수천 명의 성인들이 학교 교복을 입고 디스코 파티를 벌이기도 한다.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을 강조하는 키덜트 문화와는 달리, 성년이 되어도 어른들의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어린아이 같은 남성들도 있는데, 이런 남성들이 겪는 심리적인 상태를 피터 팬 신드롬(Peter Pan syndrome)이라고 부른다. 꿈나라에서 모험하는 영원한 소년인 피터 팬처럼 자신이 항상 꿈 많은 소년으로 생각하는 심리 상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피터 팬 증후군을 가진 대표적 인물로는 팝 스타 故 마이클 잭슨이 있다.
또 다른 관련 단어로 slacker를 들 수 있다. 이 단어는 책임질 만한 일을 회피하는 사람을 일컫는 단어로, 군대를 가지 않으려는 사람, 직장에 들어가려 하지 않는 사람 등을 말한다. slacker는 slack에서 파생되었는데, slack은 ‘느슨함’을 의미한다. 우리가 잘 아는 give[cut] someone some slack도 직역하면 ‘느슨함을 좀 주다’로, ‘여유를 좀 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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